작품명 : 아포칼립스의 약탈자
작가 : 짤짤이
장르 . 태그 : 현대, 아포칼립스, 생존, 빌런
출판 . 연재 : 노벨피아 2023.03.27 ~ 2023.10.27
회차 : 총 157회
eBook : 단행본 총 6권

이 작품은 좀비 사태 발발 과정 속에서 우발적 살인자가 된 주인공이, 세상의 멸망을 기원하며 살아가는 아포칼립스 생존물 소설입니다.
주인공 ‘김다인’은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 공모전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중, 창밖으로 학생들의 좀비 장난 같은 이상 행동을 목격하죠.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로 시나리오 수정을 고민하던 순간 아픈 학생이 친구들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물어뜯는 것을 보게 되고, 동시에 핸드폰에는 미지의 바이러스 전염이 확인되었다는 다수의 긴급 문자가 도착합니다.
정말 좀비 사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생존 지식들을 떠올리며, 샴푸 섞은 물을 냄비에 담아 문을 나섭니다.
현대에 좀비가 출몰해도 결국 군대가 쓸어버릴 거라 예상한 주인공은, 2주 정도만 버티기 위해 살고 있는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의 계단을 막기로 결심해요.
1층부터 비눗물을 뿌려 올라오는 좀비들을 미끄러뜨리겠다는 계획을 즉각 실행에 옮기죠.
그런데 그 비눗물 계단에 좀비가 아닌 멀쩡한 사람이 미끄러져 사망하면서, 주인공은 졸지에 살인자가 된 채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소설은 아포칼립스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을 현실적이고 있을 법하게 그려내어 집중도가 상당했어요.
세계적인 제약사에서 좀비 바이러스를 만들어 냈고, 드론을 이용해 전 세계의 인구 밀집 장소에 집중적으로 살포했다는 설정입니다.
3~4주 정도의 긴 잠복기가 있는 바이러스지만 이미 코로나 사태를 겪은 이후라 각국 정부의 대처도 빠르고, 사람들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로 효과적인 억제가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더구나 인구 밀집 장소에 대량으로 바이러스가 뿌려졌기에 확진자 샘플 확보와 진단 키트 제작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등, 사건 초반부터 세상이 완전히 망해버리고 시작하는 전개와는 확연히 다른 신선함을 줍니다.
무엇보다 잠복기가 길어 가족 중 누군가가 감염되었다고 한들, 그 기간 안에 치료제나 다른 대처법이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에 주저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공감돼요.
어쨌든 아포칼립스로 향하는 멸망의 과정 자체는 몹시 흥미로웠으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중요한 극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점인데, 그 원인은 전적으로 주인공의 얄팍한 캐릭터성에 있죠.
보통 빌런이 주인공인 이야기라면 악역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멋이나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매력도 없고 멋도 없으며 능력조차 평범한 일반인이에요.
사태 초기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여 생존을 도모했으나 우발적 살인자가 되었고, 세상이 멸망하지 않으면 결국 감옥에서 평생을 썩어야 할 운명이라 차라리 사회 시스템이 무너지는 아포칼립스가 완벽히 실현되기를 기원하죠.
특별한 이능력 없이 그저 생존을 위해 임기응변으로 혼자 혹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어울려 비열한 짓을 일삼는 모습은 찌질한 빌런에 가깝습니다.
만약 등급이 존재한다면 주인공은 E급 빌런 수준이라, 호쾌하고 멋진 약탈자 악당물을 기대했기에 아쉬웠어요.
비록 초반부가 주인공의 찌질함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긴 하지만, 본편에서 다루는 진행 과정 자체는 몹시 흥미롭고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기에 새로운 느낌을 찾는 아포칼립스 독자분들께 추천합니다.



